홍대 삼거리포차 근처에서 매일 밤 불야성을 이루던 그 힙한 어묵바가 2023년 늦가을에 왜 갑자기 문을 닫았는지 아십니까? ^^ 요즘 젊은 사장님들은 감성 인테리어와 인스타 릴스만 있으면 평생 갈 줄 아시더군요. 참 귀여운 발상입니다. 왕년에 제가 이 바닥에서 날고 기던 시절에는 상상도 못 할 안일함이죠.
제가 매주 그 가게 구석 자리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사장님 눈치를 살살 보며 주방에서 나오는 안주들의 원가를 엑셀로 계산해 보았습니다. 냉동 유통 브랜드 'A-푸드'의 모둠 어묵 단가와 육수용 분말 스프의 배합 비율을 대입해 보니 마진율이 무려 82%에 육박하더군요. 손님들이 그 얄팍한 꼼수를 눈치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흔히들 "비주얼만 인스타그래머블하면 가격이 비싸도 MZ 세대는 지갑을 연다"고 철석같이 믿으시더군요. 참 예의 바르게 말씀드리자면, 그건 아주 거대한 착각이자 오만입니다. ^^
실제 반례는 바로 옆 골목에서 여전히 웨이팅을 받는 'B 쿠시카츠' 매장이 증명합니다. 그곳은 수입산 냉동 가라아게를 단순히 튀겨내는 대신, 닭다리살 정육을 매일 아침 직접 염지하고 튀김옷 두께를 1.5mm 이하로 유지하는 수고로움을 택했습니다. 원가율을 45%까지 양보하면서 고객이 입안에서 느끼는 '실질적 가치'를 극대화한 것이죠.
그렇다면 2023년의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어떤 구체적인 선택을 해야 했을까요?
우선 매장의 주류 판매 비율과 안주 단가의 불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특히 홍대 인근의 유흥 상권 정보 흐름을 보면, 1차에서 배를 채우고 2차에서 가볍게 즐기는 소비 패턴이 완전히 양극화되었습니다. 애매한 1.5차 포지션에서 안주 값만 올리고 있었다면, 그게 바로 폐업 열차에 올라탄 첫 번째 신호입니다. 상권 내 세부적인 주류 소비 트렌드나 테이블 회전율 설계에 대한 상세 안내를 참고해 보시면 제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무릎을 치실 겁니다. ^^
두 번째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고정비를 깎으려 하지 말고 손님이 직관적으로 인지하는 '경험적 원가'를 높여야 합니다. 살아남은 매장들은 팩에 든 타코와사비를 접시에 담아낼 때도, 손님 테이블 앞에서 직접 생와사비를 강판에 갈아 올려주는 쇼맨십을 더했습니다. 별점 4.9점을 유지하는 비결은 대단한 비법 소스가 아니라, 아주 미세한 디테일로 고객의 대접받는 느낌을 자극하는 데 있습니다. 요즘 것들이 아무리 영악해도 이런 영리한 대접에는 마음을 열 수밖에 없으니까요.
귀하의 매장은 과연 안전지대에 있을까요? 오늘 밤 매장 문을 닫기 전에 딱 세 가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
1. 귀하의 안주 메뉴 중 원가율이 50%를 넘기더라도 손님을 무조건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이 확실히 존재합니까?
2.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라는 착각에 빠져, 재방문율이 10% 미만인데도 마케팅 대행사 비용만 지출하고 계시진 않습니까?
3. 옆 가게가 가격 할인 경쟁을 시작할 때, 덤핑 대신 고객이 매장을 나설 때 손에 쥐여줄 작은 '경험적 서비스'를 준비해 두셨습니까?